
1. 지방간의 정보
지방간이란 말, 언뜻 들으면 그냥 간에 지방이 좀 끼었구나 싶다. 살이 찌면 생기는 부작용 중 하나라고 가볍게 넘기기 쉽다. 나도 그랬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처음 지방간 소견을 들었을 때, 별 느낌이 없었다. 별다른 증상도 없고, 어디 아픈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조용하고, 티도 안 나는 병. 그래서 더 위험하다.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세포 안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간세포의 5% 이상에 지방이 끼면 지방간으로 본다. 크게 나누면 술 때문인지 아닌지로 나뉜다. 음주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당연히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문제는 비알코올성이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긴다는 말이다. 주로 비만, 고지혈증, 당뇨, 인슐린 저항성과 연결된다. 음... 간이 하는 일을 생각하면 지방간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간은 해독과 에너지 저장, 단백질 합성 같은 중요한 일을 도맡고 있는 기관이다. 그런데 그 간에 지방이 쌓이면 일처리가 느려진다. 기름때 낀 기계처럼 된다. 처음엔 이상을 못 느낀다. 하지만 간은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느꼈을 땐 이미 손상이 많이 진행된 후다. 최근 들어 지방간은 현대인의 간염이라 불릴 정도로 흔해졌다. 특히 배둘레가 늘어난 30~50대에게 많다. 야식, 잦은 외식, 운동 부족. 이런 습관들이 하루하루 쌓이면서 간에 기름을 바른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 방심하게 되는 병이다. 그래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지방간이 부르는 합병증
처음엔 아무렇지 않다. 그냥 지방이 좀 껴 있는 정도로 넘기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방간은 그 자체로 심각해질 수 있지만, 더 무서운 건 그 뒤에 따라오는 병들이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건 간염. 지방간이 오래되면 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를 지방간염이라고 부른다. 이 단계부터는 간세포가 실제로 손상되기 시작한다. 염증이 반복되면 섬유화가 일어난다. 간에 흉터가 남는다는 말이다. 결국엔 간경변, 심하면 간암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지방에서 시작된 일이 결국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방간은 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심장에도 영향을 준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같은 대사증후군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이 네 가지가 서로 얽히고설켜 몸을 천천히 망가뜨린다. 마치 도미노처럼. 하나가 쓰러지면 다른 것도 함께 무너진다.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던 건,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3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였다. 간의 문제로만 생각했는데, 전신의 문제였던 것이다. 게다가 지방간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점점 다른 장기들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고, 아프지도 않아서 방심하지만, 알고 보면 몸 전체를 조금씩 갉아먹는 병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무서운 건 시간이 지날수록 되돌리기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늦기 전에 잡는 수밖에 없다.
3. 지방간 예방하는 법
지방간을 예방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결국, 생활이다. 하루의 습관이 한 달을 만들고, 그게 몇 년 후 내 간의 상태를 바꾼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그게 제일 어렵다. 먼저 식습관. 불필요한 탄수화물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정제된 흰쌀, 설탕, 밀가루 같은 단순당. 과일도 과하지만 않게 먹는 게 좋다. 탄수화물은 간에서 지방으로 바뀌는 속도가 빠르다. 대신 채소, 통곡물, 불포화지방,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처음엔 입맛이 안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익숙해지는 문제다. 운동은 절대 빠질 수 없다. 지방간은 움직이지 않는 사람에게 더 자주 온다. 꾸준히 걷고, 가볍게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병행하면 효과가 더 크다. 운동은 간에 쌓인 지방을 줄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몸무게보다 중요한 건 복부비만이다. 허리둘레가 줄면 간의 지방도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 술은 줄이거나 끊는 게 좋다. 물론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많지만, 음주는 간의 대사 기능을 더 떨어뜨리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 관리도 무시하면 안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간의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리고,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잘 풀 수 있는 취미나 습관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초음파 한 번이면 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건 아니다. 조용히 진행되는 병일수록 먼저 들여다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조금 귀찮아도, 한 발 먼저 알아두면 그만큼 나중의 부담은 줄어든다. 지방간도 그렇다. 무섭지 않다. 다만 무심하면 무서워진다. 오늘의 습관 하나가 10년 뒤 내 간을 지켜줄지도 모른다.